Sonata는 다의적인 용어다. 오늘은 그 지긋지긋한 여러 뜻을 파헤쳐보겠다.
우선 '소나타'가 여러 의미를 갖게 된 데에는 그 역사적 배경부터 살펴봐야 한다.
서양음악사의 시기는 고대-중세-르네상스-바로크-고전-낭만-20세기 이후로 나눌 수 있다.
중세까지는 악기가 발달하지 못하여 성악 중심으로 음악 활동이 이루어졌다.
여기에는 '교회'라는 당시 음악의 중심지에서 기악음악을 멸시한 관습도 일조를 한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인본주의, 자연과학의 발달과 더불어 악기에 대해서도 관심이 증가하였다.
바로크 시대에 이르러 드디어 성악곡과 대비되는 '기악곡'의 개념이 생겨났고 이를 일컫는 말이 Sonata이다.
(이탈리아어 sonare(울리다, 소리 내다)에서 유래)
자!! 여기에서 이 소나타라는 단어가 기악곡의 일반 명사로 사용되었다는 것인데,,, 일단 매우 헷갈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 글에서 당분간 소나타를 '기악곡'이라고 칭하겠다. (옆에 소나타라고 병기하겠다)
바로크 시대에는 기악곡(소나타)이 연주형태에 따라 솔로 기악곡, 트리오 기악곡으로 나뉘었다.
(그런데 얘네는 사실 솔로는 3명, 트리오는 4명이 연주함. 왜냐하면 건반악기랑 베이스 담당 악기는 반주로써 기본 구성임. 가령, 한국음악에서 '산조'는 기악 독주 음악이라고 해놓고 장구 반주가 늘 수반되는 것이랑 같다.)
후반으로 갈수록 더 다양한 연주형태 나왔는데, 악기 구성에 따라 여러 개의 악기는 실내악, 독주 악기와 관현악은 협주곡, 관현악은 교향곡으로 구분하였다.
따라서 초창기에 기악곡을 통칭하던 용어인 소나타는 하나 혹은 두 개의 악기를 위한 기악곡을 일컫는 좁은 의미의 용어가 되었다.
자!!! 이제 소나타는 좀 더 좁은 의미의 일반명사가 되었으므로 일단 다시 '소나타'라고 칭하겠다.(옆에 좁은 의미의 기악곡이라고 병기하겠다)
소나타(좁은 의미의 기악곡)는 바로크에서 시작되어 고전 시기를 거치며 계속하여 발전했는데,
두 시기의 소나타는 종류나 의미, 일반적인 구조에 있어 서로 다르다.
***바로크 시기의 소나타
바로크 시기의 소나타는 17-18세기 중엽에 성립되었으며, 연행 장소에 따라 교회 소나타(좁은 의미의 기악곡)와 실내 소나타(좁은 의미의 기악곡)로 나뉘고 음악적 내용에도 차이가 있다.
(1) 교회에서 연주하던 독주, 이중주 기악곡(교회 소나타)은 교회 미사의 성악적인 성부를 악기가 연주하면서 시작되었다. 느림-빠름-느림-빠름의 4악장 구조이며, 각 악장 간의 리듬, 멜로디 대조가 명료하다.
(2) 실내 독주, 이중주 기악곡(실내 소나타)은 궁정이나 살롱에서 춤곡을 연이어 연주하던 것이 그 시작이다. 후에 고전 모음곡으로 발전한다.
위에 보듯이 바로크 시대의 소나타는 현시대에 통용되는 소나타와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이 때는 정말 기악곡이라는 의미만 가진 용어였다.
고전 시기를 거치면서 소나타가 아주 복잡다단한 악곡구조로 만들어지기 시작했으며, 그 것이 법칙으로 굳어졌다.
고전시기의 이 소나타가 바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소나타이다.
***고전 시기의 소나타
고전 시기에는 소나타(좁은 의미의 기악곡)가 양적으로 증가하였는데,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을 거치며 여러 음악적 시도들이 이루어졌고 이 시도들의 핵심이 하나의 구조로 굳어졌다.
그 구조는 다음과 같다.
제1악장 : 소나타 형식 - 빠른 악장
제2악장 : 가요 형식 - 느린 악장
제3악장 : 미뉴에트 또는 스케르초
제4악장 : 론도 또는 소나타 형식 - 빠른 악장
자, 여기에서 제1악장과 제4악장에 그야말로 환장할 '소나타 형식'이 등장한다.
고전 소나타(좁은 의미의 기악곡)에서 제1악장은 굉장히 지적이고 논리 정연한 방법으로 작곡되었는데 이것 또한 하나의 틀을 형성하면서 형식화되었다.
제1악장은 해당 악곡의 핵심이었으며, 모든 소나타(좁은 의미의 기악곡)의 제1악장이 이와 같은 형식으로 작곡되었기 때문에, 이 형식을 일컫는 말에 그냥 '소나타'를 갖다 붙였다. 혼란의 시작 ㅂㄷㅂㄷ...
즉, 소나타(좁은 의미의 기악곡)제1악장에 쓰이는 형식 = 소나타 형식이고
소나타 형식은 소나타(좁은 의미의 기악곡)의 4악장 구조와는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
으 복잡스하므로 비유를 해보자면,
음.. 예를 들어 서양의 정찬 코스요리(성악곡)를 보고 한국사람이 한국식 코스요리(기악곡)를 만들었다고 치자.
그리고 이 한국식 코스요리를 '한코스'(소나타)라고 이름 짓게 되었다.
이 '한코스'는 원래 한 명 혹은 커플을 위한 코스 요리였는데, 인기가 아주 많아서 몇 인분을 요리하느냐에 따라 장르가 나뉘게 되었다.
가족을 위한 코스(실내악), 단체를 위한 코스(교향곡, 협주곡)
이 중에서도 원래부터 의미하던 한 명 혹은 커플을 위한 코스만을 '한코스'라고 계속 칭한다.
여러 요리사들이 '한코스'의 코스를 다양하게 실험하면서 결국 코스의 구성이 굳어졌다.
메인 요리(제1악장)
두 번째 요리(제2악장)
세 번째 요리(제3악장)
후식(제4악장)
이 중에서도 메인 요리는 그 날의 '한코스'에 아주 핵심이 되는 요리였다.
메인 요리를 조리하는 독특한 방법이 있었는데 이 또한 시간에 걸쳐 법칙으로 굳어졌다.
이걸 간편하게 '한코스형식'이라고 칭하게 되었다.(소나타 형식)
이 '한코스형식'은 메인 요리뿐만 아니라, 후식에도 사용되었고, 다른 장르로 독립한 가족코스와 단체 코스에도 적용이 된다.
... 휴. 너무 억지인가..? ㅋㅋㅋ
소나타 제1악장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소나타 형식'은 나중에는 아주 독립하여, 교향곡이나 협주곡, 실내악곡에서도 사용된다.
'소나타'의 고유명사화다!
여기까지 설명을 그림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소나타 형식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이전 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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