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방송, 증보 한국음악통사, 민속원(2007, 서울)
1절. 한국음악사학과 시대 구분
1. 한국음악사학의 현황과 과제
음악사 학자도 일반 역사가들의 연구과정을 거치는데, 1세대 음악사 학자들은 역사적 사실 고증을 위한 미시적 관점에서의 연구를 위주로 하였다. 이에 반해, 역사적 사실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서술하기 위한 거시적 견지에서의 담론이 부족했던 것이 실정이다. 그 담론 중 중요한 하나가 '시대 구분'이다.
2. 시대 구분의 방법론
시대 구분이란 역사의 발전을 몇 가지 특징적인 시대로 구분하여 역사적 흐름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역사인식의 한 형태다. 음악사 서술이란 창작의 영역이 아니므로, 어떠한 추론을 통해 음악사를 서술하더라도, 그것은 반드시 역사적 사실과 사료에 근거해야 한다.
시대의 구분은 다원론적 견지에서 시도해야 한다. 사실 이는 음악사 서술이라기보다는 음악 문화사 서술에 합당하다. 음악사 서술을 위한 시대 구분은 음악 양식의 변천에 바탕을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음악사 서술을 위한 음악 사료 중 음악 양식을 직접적으로 알 수 있는 자료인 악보와 악서가 15세기 이후에 제작된 것만 전해지기 때문에, 한국음악사는 양식사 측면보다는 문화사적 관점에서 서술해야 할 수밖에 없다.
음악 사료는 시대 구분의 논의에서 필수적인 담론의 근거이다. 크게 두 갈래로 구분되는데, 하나는 문자나 기호로 기록된 음악 사료이고, 다른 하나는 고분벽화나 불탑 또는 범종 등과 같은 유물이다.
문자나 기호로 된 음악 사료 중 악보, 악서는 악조, 조현법, 장단, 선율 등의 음악 양식을 직접적으로 알 수 있다. 현존 최고 악보는 [세종실록악보]이고 최고 악서는 [악학궤범](1943)이다. 한편 음악문화에 대한 서술이 담겨있는 문헌에는 연주 풍경 및 관행을 묘사한 문헌, 중국에서의 아악 수입 등 역사적 사건과 수입한 악기 내역의 기록 등이 해당되는데, 연행 양식과 감상 등을 토대로 음악 양식을 간접적으로 추측할 수 있다. 악보와 악서가 전해지지 않는 15세기 이전의 음악 양식을 파악하는 데 주요한 자료이다.
악기 유물, 유적 등 또한 과거 음악 양식을 간접적으로 파악 할 수있는 사료다. 악기 유물을 통해 고대시대 악기 형태와 소리를 추측할 수 있으며, 연주 장면을 그린 고분벽화 등을 통해 어떤 악기가 사용되었는지, 연주 형태가 어떠하였는지에 대한 양식을 추측할 수 있다.
음악에 대한 직접적인 사료 외에도, 음악 양식의 변천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 요소를 시대 구분의 논의 과정에서 고려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음악 향수층이 누구였는지, 그들의 지배 사상과 음악관. 음악인의 사회적 지위와 연주자의 창작활동, 연주활동 배경 등을 정치사, 경제사, 사상사, 문학사, 미술사 등과 연관하여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음악은 시대와 동떨어져 형성된 것이 아니라, 시대 속에서 다른 여러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아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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