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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기의 발견] 오래 된 책을 펼치니, 지나간 그 시절이 내 얼굴로 쏟아져 나왔다.

by 시리얼헌터 2020.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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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영, 시 쓰기의 발견, 시정시학, 2013 서울



이 책은 2016년도 겨울 계절학기로 수강했던 ‘창작의 세계’ 수업에서 강의 교재로 사용된 책이다.

이 때는 사춘기를 겪는 중학생 마냥 늘 감상에 젖어있었던 것 같다. 굴러가는 먼지 덩어리 하나도 내게 시적 발상이 되던 시절이었다.

최근에 전시 때문에 시를 쓸 일이 생겼다.
어느 정도 완성은 했지만, 어딘가 마음에 안드는 부분도 있었고, 내가 문학 전공자가 아닌 것에서 기인하는 ‘미적 완성도’에 대한 걱정이 엄습했다.

책을 펼치니 내가 메모 해둔 문구가 있다.
백여년전 어느 밤의 윤동주처럼 ...
쉽게 시를 쓰려고 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문구였다.


오래 된 책을 펼치니 지나간 그 시절이 내 얼굴로 쏟아져 나왔다.
그 시절의 내가, 나의 생각이, 나의 일상이
그 겨울의 색과, 추위와, 습도, 풍경이
자주 듣던 음악과 나누었던 대화들이


문득 그 시절 나의 꿈은 무엇이었을까가 궁금해진다.
그 때의 나는 마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인 것만 같다.
4년 전으로 돌아가 나와 대화를 한다면
그 사람은 미래의 본인에게 실망을 하려나.

시적 진실을 담아
철학을 해야겠다.
어제 쓴 시는 모두 구겨 버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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